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넘쳐나던 시절이 있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선천적으로 아름답게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수술을 해서라도 미를 얻고자 했다. 빼어난 외모, 그것은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지금 우리나라엔 천박한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은…
[카테고리:] 오늘의 소설
“전 제가 쓴 책을 매일 읽어요.” 첫 만남에서 나온 그녀의 한 마디였다. 그녀는 자신을 기억해 주는 여자로 소개했다. 잊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다소 모호한 설명을 덧붙이며. 명함도 꺼내 보여주었다. <기억해 주는 여자, 이해영> 특별히 의심되지는 않았다. 부드럽지만 단단한…
“딸랑.” 문이 열렸다. 낯선 얼굴이었지만 그녀는 익숙하게 내 앞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이 아니시죠?” 내 물음에 고개를 한 번. 까닥인다. “어떤 걸 원하시나요?” “미련을 버리려고요.” 그러고는 가방 안에 들어있던 미련을 조심히 꺼내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그 크기를 보니 꽤나 오랜 시간 끌어안았던…